제주 4·3평화공원서 내일부터 7일간 4·3해원상생굿

제주 4·3평화공원서 내일부터 7일간 4·3해원상생굿
제주큰굿보존회 집전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1만4000여명 신위 올리고 희생자 넋 기릴 예정"
  • 입력 : 2018. 04.08(일) 10:1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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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악헌 시상 만낭 들로 산으로 굴 속으로 바당 속으로 허건 살아보젠 이리 내몰리고 저리 휘둘리멍 경해도 어떵어떵 살아낭 살암시난 살아진 지 70년. 떠올리민 징허고 곳젠허민 칭원허기만 한 세월 이제랑 풀어삽주, 이제랑 졸바로 풀어삽주."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죽은 자들의 넋을 기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큰굿이 열린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이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1주일동안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진행하는 '4·3 70주년 해원상상굿'이다.

제주도지정문화재인 제주큰굿을 전승하고 있는 제주큰굿보존회가 집전하는 이번 해원상생굿은 4·3 생존자와 고령 유가족들을 위한 마지막 위무의 기회로 준비됐다. 추정 희생자 3만여명 중 공식적으로 신고된 1만 4000여명의 신위를 올려 치러진다.

제주에서는 예전부터 사람이 죽으면 굿을 통해 이승에서의 원한을 풀고 저승으로 가기를 기원했다. 이중에서 제주큰굿은 제주사람들의 역사적인 아픔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첫 날인 9일엔 제주춤예술원의 진혼무 공연을 시작으로 초감제와 시왕맞이가 펼쳐진다. 초감제는 굿하는 날짜와 장소, 굿하는 사연을 신에게 고하는 자리다. 시왕맞이는 영혼이 저승의 좋은 곳으로 가도록 기원하는 굿이다.

10일부터는 조천면에서 제주읍까지 마을별 영가질치기가 이어진다. 영가질치기는 저승길을 치워 닦아 차사와 영혼을 맞아들이고 망인의 심회를 말하는 '영개울림'을 들은 뒤 저승의 열두 문을 열어 영혼을 위무해 저승으로 보내는 행사다. 특히 4·3 해원상생굿에서는 피 흘리며 죽은 원혼들을 위해 피 묻은 옷을 벗기고 새 옷을 갈아 입혀서 보내는 '군병질치기'가 예정되어 있다.

행사 기간에는 '옛날사진관' 프로젝트가 부대행사로 이루어진다. 고승욱, 박정근, 박선영 작가가 참여해 유족의 사진을 찍고 유족들이 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다. 4·3유족들이 참여한 '옛날사진관' 프로젝트 결과물은 나중에 책으로 묶어낼 예정이다. 이와함께 동백꽃을 테마로 한 만들기, 진혼무 소품 전시 등도 부대행사로 치른다.

4·3 해원상생굿이 펼쳐지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국수와 김밥이 제공된다. 따뜻한 차, 다과, 굿 음식 나누기도 있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제주시 공설운동장 체육회관, 서귀포시 서귀중앙여중 앞에서 매일 오전 9시 행사장으로 향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귀가차량은 오후 6시 4·3평화공원에서 출발한다. 문의 064)800-9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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