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제주 4·3 70주년 시민분향소. (경남CBS 이상현 기자)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제주 4·3 70주년 시민분향소를 파손한 혐의로 조모(49)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조 씨는 4일 새벽 3시 30분쯤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 설치됐던 제주 4·3 70주년 추모 시민분향소 천막을 군데군데 찢고, 탁자 등 기물을 파손했으며, 매직펜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용표 경남경찰청장을 비난하는 글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4일 아침 분향소가 훼손된 것을 본 정당 예비후보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지문 등을 감식하고, 주변 CCTV를 확보해 이날 오후 2시 46분 분향소 인근에서 조씨를 검거했다.
파손된 제주 4·3 70주년 시민분향소. (경남CBS 이상현 기자)
조씨는 혼자 분향소에 가서 낙서를 하고, 집기 등을 부순 것에는 인정하고 있지만,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피해자라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조 씨에게 범행을 사주한 세력이나 인물이 있는지, 특정 단체에 가입돼 있는지 등에 대해 보강 수사를 하고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3일 분향소를 설치한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사업회 경남위원회는 훼손된 분향소를 수습하지 않고 맞은 편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해 5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성춘석 경남민예총 4·3 위원회 대표는 "시민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다고 알리기 위해 훼손된 분향소를 수습하지 않고 놔두고 있다"며 "제주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행사였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