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귀향, 70년의 기억…제주 4·3의 고통을 말하다

입력 2018.03.31 (07:33) 수정 2018.03.3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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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년 전 제주 4·3의 희생을 피해 고향을 떠난 도민들이 적지 않은데요,

오래 전 등졌던 고향을 찾아 당시의 참혹했던 경험을 풀어놓은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조강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섬이 빨갛다고 공비라잖아..."]

4·3의 한을 풀어내는 판소리 연주에 이어, 주름진 얼굴의 77살 이삼문 씨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제주4·3 당시 9살 어린나이였지만, 부모와 형, 누나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나도 잊기 힘듭니다.

[이삼문/4.3 증언자 : "(어머니가 경찰에 총살당하는 걸 보고) 할머니, 작은형이랑 셋이 살면서 한 일주일 울고 다녔던 것 같아요."]

이 씨는 살기 위해 낯선 목포로 넘어가 머슴살이까지 하며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모처럼 찾았던 제주4.3평화공원에서 아버지 위패 옆에 자신의 위패가 세워진 걸 발견했습니다.

[이삼문/4.3 증언자 : "깜짝 놀랐죠.(나도) 행방불명자로 돼 있었구나."]

4·3의 소용돌이 속에 가족과 집을 잃은 채 일본과 경기도로 삶터를 옮겨야했던 양농옥, 송복희 씨도, 수십 년 만에 고향에서 잊고 싶었던 아픈 상처를 털어놓았습니다.

[허영선/제주4.3연구소장 : "(4.3 체험 세대의)그 기억이 오늘의 기억이 되고, 미래세대에겐 살아있는 역사가 되게 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죠."]

4·3이 70년을 맞았지만 살아남은 자들에게 그 날의 상처와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강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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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만에 귀향, 70년의 기억…제주 4·3의 고통을 말하다
    • 입력 2018-03-31 07:37:19
    • 수정2018-03-31 0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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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제주 4·3의 희생을 피해 고향을 떠난 도민들이 적지 않은데요,

오래 전 등졌던 고향을 찾아 당시의 참혹했던 경험을 풀어놓은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조강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섬이 빨갛다고 공비라잖아..."]

4·3의 한을 풀어내는 판소리 연주에 이어, 주름진 얼굴의 77살 이삼문 씨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제주4·3 당시 9살 어린나이였지만, 부모와 형, 누나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나도 잊기 힘듭니다.

[이삼문/4.3 증언자 : "(어머니가 경찰에 총살당하는 걸 보고) 할머니, 작은형이랑 셋이 살면서 한 일주일 울고 다녔던 것 같아요."]

이 씨는 살기 위해 낯선 목포로 넘어가 머슴살이까지 하며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모처럼 찾았던 제주4.3평화공원에서 아버지 위패 옆에 자신의 위패가 세워진 걸 발견했습니다.

[이삼문/4.3 증언자 : "깜짝 놀랐죠.(나도) 행방불명자로 돼 있었구나."]

4·3의 소용돌이 속에 가족과 집을 잃은 채 일본과 경기도로 삶터를 옮겨야했던 양농옥, 송복희 씨도, 수십 년 만에 고향에서 잊고 싶었던 아픈 상처를 털어놓았습니다.

[허영선/제주4.3연구소장 : "(4.3 체험 세대의)그 기억이 오늘의 기억이 되고, 미래세대에겐 살아있는 역사가 되게 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죠."]

4·3이 70년을 맞았지만 살아남은 자들에게 그 날의 상처와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강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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