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69주년, 도민과 함께 추모합니다.
아픈 기억을 넘어 평화와 인권시대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도민 여러분,
이제 곧 4월입니다. 69년 전, 제주 곳곳의 아픈 기억들이 다시 돋아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옷깃을 여미며 4·3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이 견뎌온 슬픔의 크기를 도무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도민들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3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낳은 4·3입니다. 4·3을 이야기 하는 것마저 금기시 되었던 어두운 시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4·3은 그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 진실과 화해의 빛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제주도민들과 4·3유족들의 노력으로 4·3사건법 제정, 정부차원의 진상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 사과, 국가추념일 지정 등 4·3 해결의 중요한 열매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4·3은 과거사 해결과 국민통합을 위한 소중한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여러분!
4·3 69주년을 앞두고 4·3의 남은 과제 해결과 제주미래에 책임 있는 기관과 단체장들이 함께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땅 곳곳에 새겨진 비극을 함께 가슴에 새기고, 4·3 해결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열매를 올곧게 계승하기 위함입니다.
제주도는 4·3평화인권주간을 준비하고 도민들과 함께 4·3 69주년을 경건하기 맞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의회는 4·3특별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4·3의 현재를 진단하고 4·3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교육청은 어제부터 3주동안 ‘4·3평화 인권교육주간’을 운영합니다. 이 기간 동안 교육청이 자체 발간한 ‘4·3평화 인권교육 교재’가 제주를 비롯한 전국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고, 4·3유족들이 명예교사가 되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게 됩니다.
4·3 관련 단체들은 60여 단체가 참여하는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하고, 4·3의 가치와 의미를 도민과 국민들께 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도 조만간 구성될 예정입니다.
국민여러분,
제주4·3은 우리나라 근대사의 가장 큰 아픔입니다. 제주4·3이 그동안 걸어왔던 70년의 발걸음에는 우리사회의 빛과 그림자 모두가 어려 있습니다.
제주4·3에 대해 더욱 깊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기억해 주십시오. 그래야 어두웠던 과거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로 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해서 제주 동광마을, 의귀마을, 북촌마을에 조성 된 4·3길 등 제주 곳곳에 의미가 깊은 4·3 유적지가 많습니다.
제주에 오신다면 역사의 현장을 찾아 역사의 교훈과 진정한 평화와 상생의 의미를 깊이 느끼시고 나눠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부와 국회에 촉구합니다.
제주4·3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소중한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제주4·3의 진정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과제가 아직 많아 남아있습니다.
4·3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문제를 비롯해서 4·3 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 4·3 행방불명인에 대한 유해발굴 등 남은 과제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다음 세대들에게 4·3의 역사를 올곧게 교육하고, 4·3의 교훈과 가치를 계승하는 일에 모두가 함께 해야 합니다.
제주4·3은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의 시대로 가기 위한 대장정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이 여정에 제주도민과 국민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제주4·3 69주년을 앞두고 거듭 제주4·3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21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신관홍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홍성수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