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3년 10월, 故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 4.3을 외떨어진 제주만의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비극으로 인식하고 유족과 도민들의 숨죽인 고통을 사과하며 그들의 한을 어루만졌습니다.
2018년 70주년을 맞는 4.3은 당시를 경험한 세대에게 사실상 마지막 10주기이지만, 아직도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로 올바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주4.3이 한국전쟁 전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28.3%에 불과했고, 또 32%는 제주4.3을 아예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제주4.3이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제 이름조차 갖지 못한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 속에서, 그나마 새로운 시대를 마주한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제주4.3의 온전한 해결 역시 적폐청산의 일환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실제로,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인 미군정 시기에 발발한 4.3은 친일파를 청산하여 통일된 한반도, 제대로 된 나라를 건설하려는 국민 전체의 염원이 반영된 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정신과 교훈은 대한민국이 인권, 평화, 통일의 나라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제주4.3이 국민들의 인식 속에서 올바로 자리매김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역사가 올곧이 완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시 묻고 싶습니다. 제주4.3을 아십니까? 4.3은 사건입니까, 항쟁입니까. 그도 아니면 해방 공간에서 벌어진 국가폭력입니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70년 전, 제주라는 외딴 섬에서 하나 되는 한반도, 인권, 평화, 통일의 나라를 꿈꿨던 역사가 존재했다는 것을. 제주4.3이라는 과거는 그렇게 현재의 우리를, 미래의 대한민국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